2015년 6월 6일 토요일

전우가 남긴 말

1.
노량진 전투에 쓰러진 전우가
마지막 남긴 말이 역력히 떠오르네

우리 부모 보시거든 잘 싸워 잘 갔다고
부대장님 부탁이오 이 천지 소원일세

2.
한강을 바라보니 피와 기름이 흐르고
전우들의 시름소리 뼈까지 사무치네

우리 형제 만나거든 잘 싸워 잘 갔다고
분대장님 부탁이오 마지막 소원일세
..........................................................
현충일 서울현충원에서 만난
6.25참전용사 86세 김진방 예비역상사가
6.25전사자묘역에 묻힌
옛 전우들을 바라보며 부르는 노래
(노량진방어어전에 참전했던
전우가 부르던 노래라고 합니다)

2015년 5월 11일 월요일

사람들이 버린 것

사람들이 버린 것
아무도 관심 없는 곳
그 것들과 그 곳들에
볼 것들이 많다
가끔 고물수집소에 들려보면
아직 쓸만한
삶의 옛 추억들이 나열되어 있다
그들을 보고있노라면
옛 나의 모습들이 파노라마가 되어
떠오르곤 한다
더러
싼값으로 흥정하여
호주머니에 넣어오기도 한다

2015년 5월 10일 일요일

감사할만큼의 은혜

기다림만큼은 아니지만
감사할만큼의 은혜를 받은
한 주간 이었다.

아직
해결해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아 있지만

여전히
나는 살아있고
미래를 위하여 생각할 수 있다.

삶과 죽음이
다 주님의 것이기에
기도하면서 의논을 드리곤한다

2015년 3월 31일 화요일

고난주간의 기도

주여
나의 삶이 다한 후에

나의 흔적들이
십자가를 붙들고 있는
흙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하여
주님이 흘리신 그 핏자국과
섞이게 하여 주시옵소서

비록
나의 삶의 모습들이
주님과 주님의 제자들을
닮지는 못하였어도

삶의 흔적들은
그곳에 남기게 하사

부활의 날
주님을 뵙게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5년 1월 24일 토요일

해바라기

찬 바람에 몸을 웅숭그릴 때면
문득
어느 시골 담장에 심겨졌던
키가 껑청한 해바라기를 생각해본다.

모두가 우러러보는 높은 곳에
태양인 양
크고 둥근 얼굴을 노랗게 물들이고서는
가을이 와 모두 쓰러져도
고고하게 하늘을 떠받치고 서있던 해바라기

봄을 준비하는 농부가 밭을 고를 때 즈음이면
모두 베어져
밭두렁의 한 묶음 땔감이 되고 마는 것을

아,
창고 한 옆에 놓인 그릇 속에 잠든
한 됫박의 해바라기 씨가 있어
옛 조상들의 얼을 이어가고 있는 것을

찬 바람에 옷깃을 여미게 될 때면
쥐똥나무 울타리 간간히 서있던
해바라기들의 멋적은 으시댐을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