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청교회의 옛날이야기
1949년의 크리스마스:
양철 지붕의 판자집 교회는 마루바닥에 조개탄 난로를 때고 있었다
차가운 마루바닥에 방석을 깔고 앉아 예배를 드렸는데
유독 크리스마스 때만은 교회가 꽉 차고 넘쳐서 발디딜 틈이 없었다
그 해 크리스마스 이브의 마지막 장면은 성극이었는데
모든 사람들의 멸시와 천대를 받는 거지를 교회학교 선생님과 학생들이
뜨끈뜨끈한 떡과 군고구마를 사다주면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것을
교훈으로하는 내용이었다
그 때 거지역을 한 <김재형>은 거지역을 너무 실감나게 잘하여
박수를 많이 받았다
그는 연극을 좋아하여 경기도상 연극부장을 거쳐
기독교방송 제1기 성우생활을 하였고, KBS-TV가 생기면서
방송사극 연출가로 대성하였으며 최근작으로는 <용의눈물>이 있다
성극이 끝나고 경품뽑기를하고 선물 분배가 끝난 후
구경꾼들이 다 가고 나면 학생들끼리 남아 올나이ㅌ(밤새움)을 하면서
놀다가 12시가 넘으면 새벽송을 나갔다
총리공관, 의전병원(지금의 수도육군병원), 파출소 들은 빼지 않고 다녔다
새벽송에서 받은 선물들은 동네 극빈자들(교회정문앞 36번지 판자집 거주자)과
계동에 있는 개척교회 상태의 원서동교회(계동교회의 초기상태)에 갖다 주었다
교회의 벽 쪽에는 긴 의자가 서너개 있었는데 대부분 마루바닥에 방석을 깔고 앉았으며
노인이신 긴 흰수염의 김장로님이나 50대의 김도영 권사님 혹은 손님이 앉곤 하였었다
마루바닥이라 무릎을 꿇고 앉았노라면 발이 저리고 아팠지만
엎디려 기도하기에는 안성마춤이었다
우리는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서도 불편하여 자리를 이리저리로 고쳐 앉으며
시간을 지냈는데 유독 최민자 장로만은 무릎꿇는 것이 익숙하여
늘 조용히 예배를 드리곤 하였다
강도상 왼쪽에는 작은 창고가 있었는데
방석이나 청소도구를 넣어두는 창고로 쓰면서
조용한 기도를 원할때마다 그 창고에 들어가
문을 닫고 소리내어 기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