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12일 화요일

53. 삼청교회의 종소리

삼청교회의 종소리
삼청교회의 옛날이야기

주택에서 예배당 강도상으로 직접 들어가는 통로에 종탑이 설치되어 있었다.
후에는 교회 문 옆으로 옮겨 졌지만 6.25 직후까지 그 곳에 있었다.
매일 새벽 4시 반과 5시, 수요일 저녁 7시와 7시반,
주일 아침 10시 반과 11시, 주일 저녁 7시와 7시 반
~뗑그렁뗑~ 소리를 내며 삼청동 골짜기에 울려 퍼졌다.

종은 2번 씩 첬는데 예배시작 30분 전에는 <예비종>을 첬고
<본종>은 예배 시작 직전에 첬다.
보통은 교회사찰이 첬지만 가끔 우리들이 치면서 즐거움과 보람같은 것을 느꼈었다.
~뗑그렁뗑 뗑그렁뗑~
종을 치면서 <어서오세요 어서오세요> 마음속으로 외쳐보기도 하고
<예수믿으세요 예수믿으세요> 그렇게 생각하면서 칠 때도 있었다.
사찰집사님 외에는 나와 최정호 권사님 아드님인 <서효철>,
지금 조선일보 부사장인 <안병훈>, 행방을 알 수 없는 <최광진>,
소격동 파출소 뒤에 살던 <김갑기>가 단골 손님 이었다.

예비종과 본종은 달랐다.
예비종은 20번 치고 한번 쉬고 또 20번치고 한번 쉬면서 대충 2분에서 3분 정도 첬고,
본종은 쉬지 않고 계속 1분에서 2분 정도 쳤다.
종을 칠때면 ~씰구럭쌜구럭~ 함석지붕에서 꽤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는데
동네 사람 아무도 시끄럽다고 항의 하는 사람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당시만 하여도 시계가 흔치 않은 때라
교회의 종소리를 들으면서 하루의 시작시간을 알 수 있었으며
저녁 식사시간을 가름할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삼청공원에서 내려 오면서 공원을 벗어나면 종소리가 들렸고
중앙청입구에서 교회를 향하여 조금 올라 오면 종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안국동 목욕탕 근처와 청와대 고개, 동부삼청동으로 넘어오는
가회동 마루터기에 오면 종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종소리는 ~뗑그렁뗑~ 늘 맑고 깨끗한 소리를 내며 울려 퍼졌다.
그 소리는 마치 소리가 들리는 곳을 삼청교회의 영역으로 선포하는
외침과도 같은 소리였다.
그 종은 1950년대 말까지 새로 지은 벽돌교회의 종탑에 있었는데
1960년대 초 멜로디가 담긴 종소리가 나는 암푸시설을 한 후
주민들의 소음공해 항의로 중단되고 말았다.
그 종은 어느 시골교회에 보내졌는데 그 교회 장로님이 오셔서
감사하다고 특별인사를 하였다.

이제 삼청교회에는 종탑은 있으나 종소리는 들을 수 없다.
삼청교회뿐만 아니라 서울의 어느 교회도 종을 치지 못한다.
소음공해 때문에 법으로 금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조용히 염불을 외우던 산속의 절에서는 스피커를 크게 틀어놓고
염불소리를 온 산에 들리게 하는데 종을 처서 교회의 예배를 알리던
교회의 종소리는 이제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제 누가 그 종소리를 대신 할 것인가?

<주께 두손 모아 비오니 크신 은총 베푸사 밝아오는 이 아침을 환히 비쳐 주소서
오 주여 사랑의 종소리가 사랑의 종소리가 이 시간 우리 모두를 감싸게 하여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