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12일 화요일

75. 채수인 장로님

채수인 장로님

교회가 낡은 판자집에 생철지붕이었을 때에는
동네사람들도 잘 오지 않았었다.

낡은 마루바닥에 헌 방석 밖에 없었으니
손님이 와도 어디 앉기가 불편하였다.

그런데 벽돌로 지은 교회건물이 생기고
의자를 놓게 되자 많은 교인들이 모이게
되었다.

그 중 눈에 띄는 분이 몇분 계셨는데
대법원에 다니시던 채수인 장로님이시다.

하도 가난한 교회인지라 힘이 있는 교인이 별로 없어서
힘이 있는 특히 남자 교인이 오면 모두에게 힘이 되고
일꾼을 보내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게 되었다.

최민자 장로님이 살던 집 근처에 살던 채장로님은
유학자이셨던 아버님의 큰 가르침 속에 살아오셨기 때문인지
언행에 늘 절제가 있었고
교회의 일을 할 때에는
마치 잘 모르는 사람처럼 늘 겸손하시었다.

한번은 당회때에 권사를 추천해야 하는데
대상은 여러분인데 자리가 모자랐다.
그러자 부인이신 한남순 속장님을 빼고 다른 분을 먼저
추천하도록 목사님에게 강권하시었다.
그 바람에 한남순 권사님은 다른 분들보다
조금 늦게 되시었다.

채수인 장로님이 장로로 취임하시고 얼마 안있어
이사하신 집에 화재가 나서 집이 전소한 일이 있었다.
그러나 채수인 장로님과 온 가족들은
예전 처럼 여전히 웃으면서 교회에 나와
주일예배를 드리었다.

장로가 되자마자 집이 불에 타버렸으니 시험에 들법도 하건만
장로님과 장로님 가족들 모두
하나님께서 더 좋은 것을 주시려고 그랬다고 하면서
웃으면서 지내시었다.

청년들은 채장로님을 만나면 늘 어려워 하였다.
전산초 장로님처럼 말이 별로 없으시지만
그분의 반듯한 신앙생활이 거울이 되어
나를 비추는 것 같아
채장로님 앞에 가면 몸가짐을 조심하곤 하였다.

병으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을 때 남기신 말씀 중에
삶을 통하여 아무 한이 없지만
하나님이 만일 4년만 더 기회를 주신다면
직장생활 때문에 마음껏 하지못한 하나님 일을
열심을 다하여 한번 해봤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었다.

평생을 살면서
채장로님의 마지막 남기신 그 말씀이
나의 신앙생활 속에서 나를 채찍질 하는 말씀이 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