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8일 월요일

14. 무명의 전도사님

1979년 4월~6월까지 만 두달 동안
신병 치료의 목적으로 기도를 하기 위하여
철원에 있는 대한수도원에 가있었습니다.

대한수도원에는 유명한 회개바위가 있는데
그 회개바위 가는 길가 큰 바위에 잠언의 말씀이
음각으로 크게 씌여있습니다.

보라
의인도 이 세상에서 보응을 받겠거든
하물며 악인과 죄인이리요

자신의 사정을 주님께 아뢰기 전에
자신이 의인인지 악인인지 먼저 살피고
기도의 자리에 임하라는 뜻의 말씀입니다.

저는 신병을 치료받기 위하여 기도하려고
회개바위를 향하다가 문득 그 말씀을 대하고
저 자신을 살피며 회개를 시작하였습니다.

한달 쯔음 기도를 하고 있을 때
어느 날 팔순이 넘은 노인 전도사님이 오셔서
저와 한방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자 전도사님은 많이 계서도 팔순의 남자 전도사님은 히귀한 경우여서
기회를 보아 한번 여쭈어 보았습니다.

전도사님은 몇세에 목회를 시작하셨나요?
의외로 전도사님은 조금 늦은 30대에 목회를 시작하셨다고 하셨습니다.

그래도 궁금하여
그런데 왜 아직 목사님이 못되셨냐고 여쭈어 보았습니다.

그 전도사님은 30대에 소명을 받을 때에
성경학교만 나오고 어느 교단에서 전도사님으로 임명되셨다고 합니다.

자기는 전도의 사명이 하나님이 주신 사명으로 생각하고
교회가 없는 곳에 가면 기도처를 정하고 열심히 전도하여
교인이 몇십명 뫃여 교회의 모습을 갖추면 좋은 목사님을 청빙하여
그 교회를 맡겨드리고 자기는 다시 다른 곳으로 이동하여
자리를 정하고 다시 전도를 하곤 했다고 말해 주셨습니다.

전도사님이 말씀해주시는 교회의 이름들 중에는
유명한 교회가 여러개 있었습니다.

목사님이 되실 생각은 안하셨었느냐고 여쭈어보았습니다.
전도사님은
하나님이 자기를 전도사로 사용하여 주신 것만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고 하시면서
한번도 목사가 되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전도사님께서는
지금까지 16교회를 개척하였다고 하면서
자기를 사용해 주신 것에 감사하여 매년 5월 자신이 소명을 받은 달이 되면
꼭 기도원에 와서 일주일씩 하나님께 기도를 한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그 때 3일 금식 중이었는데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계란 노른 자에 들기름을 타서 잡수시면서
냄새를 피우는 노인이 좀 미운 마음이 들었었습니다.

그런데 그 전도사님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으로 옷깃을 여미며 마치 예수님을 만난 마음으로
그 전도사님과 일주일을 보내었습니다.

저는 평생토록 편하게 신앙생활을 하면서
가끔씩 문득문득 그 전도사님 생각이 날때마다
아무 한일이 없는 신앙생활 때문에 죄책감에 사로잡히곤 합니다.

그 전도사님은 물론 지금쯔음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을 것입니다.

요즈음 교회 안밖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보면서
인자한 모습의 그 팔십대 전도사님을 떠올려 봅니다.

그 전도사님이 요즈음의 이야기들을 들으시면
무엇이라고 말씀해 주실까

오래 전에 그 전도사님의 이름을
잊어버렸습니다.
아무리 생각을 해보아도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왠지
그 전도사님의 모습이
자꾸만 머리 속에 떠오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