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8일 월요일

17. 교회의 종소리

주택에서 예배당 강도상으로 직접 들어가는 통로에
종탑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후에는 교회 문 옆으로 옮겨 졌지만
6.25 직후까지 그 곳에 있었습니다.

매일 새벽 4시 반과 5시,
수요일 저녁 7시와 7시반,
주일 아침 10시 반과 11시,
주일 저녁 7시와 7시 반
뗑그렁뗑~
소리를 내며 삼청동 골짜기에 울려 퍼졌습니다.

종은 2번 씩 첬는데
예배시작 30분 전에는 예비종을 첬고
본종은 예배 시작 직전에 첬습니다.

보통은 교회사찰이 첬지만
가끔 우리들이 치면서 즐거움과 보람같은 것을 느꼈었습니다.

뗑그렁뗑~ 뗑그렁뗑~

종을 치면서
어서오세요 어서오세요
마음속으로 외쳐보기도 하고
예수믿으세요 예수믿으세요
그렇게 생각하면서 칠 때도 있었습니다.

사찰집사님 외에는 나와 최정호 권사님 아드님인 서효철,
조선일보 부사장을 지낸 안병훈,
행방을 알 수 없는 최광진,
소격동 파출소 뒤에 살던 김갑기가 단골 손님 이었습니다.

예비종과 본종은 달랐습니다.
예비종은
20번 치고 한번 쉬고 또 20번치고 한번 쉬면서
대충 2분에서 3분 정도 첬고,
본종은
쉬지 않고 계속 1분에서 2분 정도 쳤습니다.

종을 칠때면
씰구럭쌜구럭~ 함석지붕에서 꽤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는데
동네 사람 아무도 시끄럽다고 항의 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당시만 하여도 시계가 흔치 않은 때라
교회의 종소리를 들으면서 하루의 시작시간을 알 수 있었으며
저녁 식사시간을 가름할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삼청공원에서 내려 오면서 공원을 벗어나면 종소리가 들렸고
경복궁 입구에서 교회를 향하여 조금 올라 오면 종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안국동 목욕탕 근처와 청와대 고개,
동부삼청동으로 넘어오는 가회동 마루터기에 오면
종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종소리는
뗑그렁뗑~
늘 맑고 깨끗한 소리를 내며 울려 퍼졌습니다.

그 소리는
마치 소리가 들리는 곳을 삼청교회의 영역으로 선포하는
외침과도 같은 소리였습니다.

그 종은 1950년대 말까지
새로 지은 벽돌교회의 종탑에 있었는데
1960년대 초 멜로디가 담긴 종소리가 나는 암푸시설을 한 후
주민들의 소음공해 항의로 중단되고 말았습니다.

그 종은
어느 시골교회에 보내졌는데 그 교회 장로님이 오셔서
감사하다고 특별인사를 하였습니다.

이제 삼청교회에는
종탑은 있으나 종소리는 들을 수 없습니다.

삼청교회뿐만 아니라
서울의 어느 교회도 종을 치지 못합니다.

소음공해 때문에
법으로 금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조용히 염불을 외우던 산속의 절에서는
스피커를 크게 틀어놓고 염불소리를 온 산에 들리게 하는데
종을 처서 교회의 예배를 알리던 교회의 종소리는
지금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제 누가
그 종소리를 대신 할 것인가요?

주께 두손 모아 비오니 크신 은총 베푸사
밝아오는 이 아침을 환히 비쳐 주소서
오 주여 사랑의 종소리가 사랑의 종소리가
이 시간 우리 모두를 감싸게 하여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