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8일 월요일

16. 고흥배 목사님

1958년 육사 군목이시던 이재은 목사님(정규 4년제 감신대 1회 동기동창회 총무)이
담임목사님으로 부임하신 후
그 이듬해인 1959년에 교회 건축위원회를 조직하게 되었고
화재로 소실된 교회 부지를 교우들과 함께 고르고 천막을 친 후
건축을 준비하는 것을 보고 군에 입대하면서
유년주일학교 예배는 정OO 장로 혼자서 맡아하게 되었습니다.

다행이 그는 올갠을 칠줄 알아서
올갠반주를 하면서 아이들을 가르치려니
퍽 능율적(?) 이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로부터 두달 후
논산훈련소에서 훈련을 마치고 나온 나는
깜짝 놀라게 발전한 교회의 모습을 보고 경탄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교회는 신축을 시작하여 지붕과 외벽과 천정이 다 되어 있었고
비록 아직 마루는 깔지 못하였으나
아름다운 교회가 만들어져 있었으며

교회학교는 교사들로 꽉 차서 분반 공부를 하고 있었고
신학교에 다니는 웬 날씬한 미남자 하나가
교회학교 부장 겸 성가대 지휘자로 맹활약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감신 4중창단 멤버인
고흥배(부평 부광감리교회 원로목사)선생 이었습니다.

고선생은 우리보다 3~5살 나이가 많으면서도
늘 우리와 함께 어울리면서
청년부, 교회학교, 성가대에서 활동하였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때의 일이 아마 목회실습 겸 실습전도사 시무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고선생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웃음이 그치질 않았고 청년부나 교회학교나 성가대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를 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때는
일할 수 있는 청년들의 인적자원이 부족하던 때이라
전원이 청년부회원, 전원이 교사, 전원이 성가대를 하면서
주일날은 아침에 나오면 모두 저녁 밤이 늦어서야 헤어지곤 하였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모두들 즐겁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청년들을 형제와같이 여기며 사랑하시던 이재은 담임목사님의 수고와
중간 지도자이셨던 고선생의 리더쉽이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고선생은 27살에 동갑인 지금의 사모님과 결혼하셨는데
결혼식장에는 감신4중창단이 핔엎(작은 반트럭)에 올갠을 실어갖고 와서
올갠반주와 4중창으로 결혼식 음악 전체를 진행했었습니다.

집이 먼고로
주일날 일이 늦게 끝나면 청년들과 같이 아무데서나 눈을 붙이곤 했었는데,
한번도 고선생의 얼굴에서 힘들다거나 지친 모습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늘 무슨 일을 하던지
즐겁고 기쁜 모습으로 일을 처리하였습니다.

고흥배 원로목사님은 부평에서 제일 크고 감리교회서 몇번째 갈
큰 교회(건평 약2,500평)를 증측하시고 은퇴하셨습니다.

공사가 한참 진행중일 때
고목사님에게 여쭈어 보았습니다.

『 내 후년이면 은퇴하실 터인데
무엇하러 고생고생하면서 건축을 하십니까 』
(목사님은 그 때 뇌혈관 질환으로 고생을 하고 계셨습니다)

『 아 그래야 다음 사람이 와서
일을 잘 할 수 있을 것 아닌가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하나님께 봉헌하고 싶을 뿐이야 』

교회가 그렇게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미루어 짐작해 보건데
그분의 중창단 활동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감리교 신학대학에는 학번별 4중창단이 있었는데
고선생이 활동할 때 몇년간은
대학 중창단 콩클대회에서 우승을 도맡아하곤 했었습니다.

대학부의 감신 4중창단은
고등부의 숭실고등학교중창단과 함께 쌍벽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중창단의 무엇이
고선생을 성공적인 지도자로 만들었을까?

다른 사람의 소리와
다른 사람의 감정과
다른 사람의 호흡에
내가 조화를 이루어 가는것

고선생이 삼청교회에 계신동안
온 교회가 평안하고 조화를 이루었으며
지금도 만나보면 여전히 함박꽃 웃음으로 우리를 맞이하시면서
입을 열면
금방 무슨 즐거운 소식이 쏟아져 나올 것만 같은
기다림을 갖게하는 목사님이십니다.

고목사님은 전도사이시던 어머님의 슬하에서 가난하게 자랐고
목회 초기에는 병으로 고생을 하셨는데도
한번도 낙심하거나, 슬프거나, 우울하거나 하는 모습이 없었고
늘 기쁨이 충만하고 삶의 용기가 샘솟듯하는 목사님이셨습니다.

그런 용기와 힘은 어디에서 왔을까

아마도 전도사님이시던 어머님의 기도와
삶 속에서 늘 동행하시던 성령님의 은사가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그 때 그 4중창단이 지금 다 생존들하고 계신지 알 수 없으나
그분이 좋아하면서 같이 불러주던 4중창 찬송가
「예수가 우리를 부르는 소리」는
늘 웃음이 활짝 핀 고흥배 목사님의 얼굴과 함께
내게 기쁨을 갖어다 주는 찬송가입니다.

고흥배 원로목사님은 은퇴하신 후
일산에 있는 원로목사님들의 교회에 출석하시다가
지난 2006년 10월 31일 미국 뉴저지로 이민을 가셨습니다.
아드님이 목회하시는 그 곳에서
주님과 함께 평안한 여생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