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25일 토요일

이쁜 마누라(3)

삼사십
청장년 시절

내가
깊은 병으로 죽어갈 때

이쁜 마누라는 여러번
나를 위해 금식기도를 했습니다

늙어
그 이쁜 마누라가 병들었을 때

못난 인간은 아직 한번도
이쁜 마누라를 위하여 금식하지 못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아담과 이브의 차이일까요?

그냥 하늘을 바라보고
눈물을 글성일 뿐입니다

아, 바보같이 살아왔고
또 바보같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힘들 때마다

하늘에 계신 하나님 아버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쁜 마누라(2)

배가 고픈데
죽만 먹게 한다고

짜증을 내는 아내의 목소리가
반갑고, 감사하다

내가 사랑하는 것을 믿고
마음속에 있는 진실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어제 아침
가슴이 답답해서 쩔쩔매는 아내를 구급차에 태우고 응급실로 향할 때는
이 세상 끝에 다다른 느낌이었다

풍선확장술로 좁아진 핏줄을 넓힌 후에야
아내의 얼굴에는 평화가 오고
하루가 지나는 사이
얼굴의 부기도 빠졌다

다시 삶의 용기를 얻은 아내
먼저 남편을 향하여 큰소리친다

차렷!
다시 삶의 현장으로
행진!

늙어버린 이쁜 아내는
나를 앞세우며 또 가자고 한다